음성사랑나눔터

상담소

1067

아이들이 아이들 성폭행… '어린 가해자' 해마다 늘어

"청소년에 관대한 처벌이 '잠재적 야수' 키우게 돼"

지난 5월 5일 여중생 A(15)양이 서울 관악구의 한 아파트 23층에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 남학생 이모(14)군에게 성폭행당한 뒤 비상계단 창문으로 뛰어내린 것이다. 경찰서에 불려온 이군은 "인터넷 포르노 사이트에서 본 '야동(야한 동영상)' 장면을 따라 했다"고 말했다.

같은 달 9일 서울 강동역 부근에서 예전 여자친구의 친구(12)를 문자 메시지로 불러내 성폭행한 이모(16)군과 정모(16)군 역시 음란물에서 본 장면을 현실에서 행동으로 옮기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성폭력 가해자 중 19세 이하 청소년의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다. 청소년 성폭행 가해자가 2005년엔 1329명(9.7%)이었던 것이 작년엔 2934명(15.6%)으로 늘었다. 미성년 가해자들의 타깃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소녀들이다. 아이들이 아이들을 성폭행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금형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은 "청소년들이 또래를 상대로 저지르는 성폭력 범죄 대부분은 음란 동영상 속에 나오는 피학적(被虐的)인 성행위 장면을 그대로 따라 한 모방 범죄"라고 했다. 음란물은 여성들이 고문에 가까운 고통을 받으면서도 쾌감을 느끼는 것처럼 연출하는데, 이성적인 판단 능력이 성숙하지 못한 청소년들은 이런 왜곡된 연출을 '사실'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인터넷에 접속해 검색어 몇 개만 입력하면 강간(强姦)·윤간(輪姦)·수간(獸姦) 등 과장되고 비현실적인 음란 동영상과 사진을 무한정 볼 수 있다. 음란물을 부모들에 들키기 쉬운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대신 USB 메모리에 담아 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기(PMP)에 숨겨두는 중·고교생도 많다.

아이디와 패스워드 없이 홈페이지 주소만 치면 곧바로 접속할 수 있는 해외 음란 사이트도 숱하다. 경찰과 관계 당국이 청소년 위해(危害) 음란 사이트를 찾아내 폐쇄조치를 해도 사이트 운영자들이 주소만 바꿔 다시 열곤 한다. 우후죽순처럼 돋아나는 음란 사이트를 일일이 통제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똑같은 미성년 가해자라도 각각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소년 성폭행 가해자는 ▲별 생각 없이 또래들의 못된 짓을 따라 하는 부류 ▲청소년기의 성적 욕망을 해소하려는 집단 ▲타인에 대한 지배욕구를 나타내는 사이코패스(반사회적인격장애) 초기 단계 등으로 나뉜다.

하지현 건국대 의대 교수(정신과 전문의)는 "청소년이라고 해서 무조건 관대한 처벌만 하는 것은 '잠재적인 야수(野獸)'를 키우는 결과를 낳는다"며 "장차 '무서운 어른'으로 자라날 가능성이 높은 사이코패스 초기 단계 청소년은 정부와 경찰이 강도 높게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2010.08.12 16:28:04


544	"성폭행 몰랐다 주장은 거짓말" 충주시의회 ...	아침	2024.08.02	1

543	'술 때문에 기억이 안나요' 더는, 안 통한다	아침	2024.07.30	1

542	"내 비키니 사진 갖고 있다"…잦은 연락 하던...	아침	2024.07.24	1

541	"디지털 성폭력의 흔적, 끝까지 찾아서 영원...	아침	2024.07.10	1

540	"한국 여성 5명 중 1명 성적 이미지 협박 피...	이슬	2024.07.10	1

539	20대 여성 성폭행 충격에 ‘4세 지능’ 됐다,...	이슬	2024.07.02	3

538	“그동안 제대로 된 반성 못해” 밀양 80개 ...	이슬	2024.06.26	3

537	십수년간 일가족에게 가스라이팅·성폭력 저...	이슬	2024.06.26	2

536	故 구하라, '버닝썬 게이트' 취재 숨은 공신...	아침	2024.05.21	2

535	'피해자 최소 12명' 서울대에서 집단 성범죄...	이슬	2024.05.21	1

534	40년 전 성폭력을 규명한다는 것…한 명의 ‘...	이슬	2024.05.21	1

533	그때 그 이용자들 떠난 ‘우울증갤러리’ …...	이슬	2024.05.09	1

532	끊이지 않는 데이트 폭력… 사각지대 없애야	아침	2024.05.07	2

531	성폭력 범죄 2년 연속 증가…디지털 성범죄도...	이슬	2024.05.03	1

530	"내게 호감 있는 줄 알았다" 부하 성폭행 前 ...	아침	2024.04.24	1

529	룸카페서 초등생 상대 성범죄 저지른 40대… ...	이슬	2024.04.08	1

528	이달 중순부터 살인·성폭력 등 중대 범죄자 ...	아침	2024.01.08	14

527	국회 근무자 13% “성희롱 피해 경험” … 51...	아침	2023.12.14	14

526	"경찰제복 입은 모습 믿음직했는데"‥여성 26...	이슬	2023.09.26	7

525	'구급차 성추행 소방관' 완전 범죄 꿈꿨나…...	아침	2023.09.21	2
1 2 3 4 5 6 7 8 9 10